마음이 물질을 변화시킨다. 3. 만물은 닮아 있다.
프랙털이론이란 자기 닮음 즉, 어떤 모양의 작은 일부를 확대해 보았을 때 그 모양의 전체 모습이 똑같이 반복되는 현상을 말한다. 나뭇잎 안에 나무의 모습이 담겨있는 것이 그 일례이다. 더 나아가 프랙털 우주론이란 개념도 있다. 하나의 입자가 또 하나의 완전한 우주를 담고 있다는 이론이다. 뇌세포와 우주의 모습, 세포의 탄생과 별의 해체 그리고 눈동자(동공)과 성운의 모습이 소름끼칠 만큼이나 닮아 있다. (그림 참조)
인체는 대략 60조개의 세포로 구성이 되어 있다. 그런데 각 세포 하나는 완벽한 시스템을 갖춘 거대한 공장과도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다시 그 하나의 세포 핵에 들어가면 DNA라는 것을 볼수 있는데, 모든 생명체의 기본구조는 동일하다. 인간과 수선화와는 33%, 파리와는 50%, 견공과는 75%, 침팬지와는98.5%가 동일한 조합을 나타낸다. 모든 생명체의 DNA한 개에는 3천여권의 책만큼의 정보가 담겨있다. 그런데, 더 나아가 DNA속으로 들어가 보면 원자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 원자는 99.999%가 텅 비어 있어 마치 우주의 공간과 같다고 한다. 인간을 소우주라고 했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진리에 대한 깨달음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정말로 놀랍지 아니한가? 살아있는 생명체 그 자체는 거대한 우주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불자는 아니지만, 파리조차도 죽이는데는 꺼림직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자연계의 수많은 생명체에는 다름의 아름다움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들은 너무나 많이 닮아있다. 우리는 닮아 있다. 내 스스로도 닮아 있고, 인류끼리도 닮아 있고, 다른 생명체와도 닮아 있다. 더 나아가 우주와도 닮아 있다. 나중에 한의학의 이론에서 다시 거론하겠지만, 취상비류(取象比类),동기상구(同气相求)라는 패러다임이 있다. 한의학의 가장 기본적인 사고체계인 음양오행,하도낙서,역경의 64괘 그리고 황제내경으로 이어지는 인간과 자연 그리고 천문에 대한 이해와 응용의 방법체계인데, 모습이 닮은 것끼리는 그 기운도 비슷하여 서로 어우러진다는 의미이다. 장어의 꼬리 부분을 먹으면 힘차게 흔들어대는 꼬리의 기운이 나에게 전해질 것이라는 사고체계이며, 그러한 믿음은 실제로 현실화된다.
우리의 선조들은 만물이 닮아 있음을 알았다. 자연현상을 통해 천문 즉 우주의 모습도 정확히 묘사해 놓았고, 신체의 생리와 병리에 대한 기전도 나름의 패러다임으로 완성해 놓았다. 그래서 인간을 하나의 물질로 보고 치료를 하는 양방과 달리 인간과 자연 그리고 하늘의 기운을 동시에 살피는 한의학은 심리적인 측면 즉, 마음의 상태를 매우 중시한다. 한의사가 문진시에 개인적인 질문을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이다. 몸과 마음을 하나로 이해하고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한의학이다. 몸과 마음은 상호간에 강력한 영향을 준다. 몸과 마음도 닮아 있으며, 몸과 마음은 어떤 측면에선 하나이기 때문이다.
낮은 마음 한의원 원장 김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