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물질을 변화시킨다. 4. 거시적 세상과 미시적 세상.
어릴 적 걸리버의 여행기를 호기심을 갖고 읽은 기억이 있다. 거인국에는 세상의 모든 것이 걸리버가 살던 고향에서보다 몇 십배가 컸고 소인국에서는 그 반대였다.
미시세계란 현미경같은 관찰도구가 필요한 세포, 분자, 원자, 소립자 등의 세계이고, 거시세계란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먼지, 모래알, 돌, 지구, 달 그리고 태양와 은하계 그리고 우주를 포함한다.
사람은 약 60조개의 세포로 구성이 되고, 세포는 다시 100조개의 원자로 구성이 된다. 그런데 그 원자의 99.999%는 거의 텅 비어있다. 원자보다 더 작은 세상인 소립자 또는 퀀텀(Quantum)의 세계에는 이곳도 저곳도 아니면서 또는 동시에 존재하는 무언가 희미한 기의 흐름 같은 것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것은 사람의 의지에 의해 원자의 운동과 성질에 영향을 주어 마침내 우리가 육안으로 감지해 낼수 있는 물질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 양자물리학(Quantum Physics)의 핵심이론이다. 그것이 눈에 보이지는 않는 미시세계이다.
반대로, 지구가 속해 있는 태양계는 우리은하에 속하는데, 우리은하에는 천억개 이상의 별들이 있다. 그런 은하가 다시 천억개 이상이 존재하는 것이 우주 또는 그보다 훨씬 더 방대하리라는 것이 현재까지 밝혀낸 거시세계이다.
걸리버가 여행한 거인국과 소인국에서의 자연현상이나 인간의 사고방식등이 동일했던 것처럼, 양성자 주위를 도는 전자나,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나 적용될 수 있는 원칙은 본질적으로 같다. 그 스케일이 크거나 혹은 작을 뿐이다. 한 인간이 사회 또는 가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듯이 인체의 세포 또는 기관(간장,심장 등 오장육부)도 일정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한다. 거시세계에서나 미시세계에서나 지켜야 할 자연법칙은 여전히 똑같이 존재하고, 수행해야 할 역할도 여전히 동일하다. 눈에 보이는 거시세계에는 생성과 소멸 또는 탄생과 죽음이 존재하지만, 미시세계에서는 소립자의 모임과 흩어짐의 반복일 뿐이다.
만약에 나에게서 희노애락의 감정과 학습된 정보와 지나간 기억을 제거하면 무엇을 “나” 라고 주장할 것인가? 끝을 알수 없는 거시세계인 거대한 우주의 한쪽 구석에 덩그러니 홀로 서있는 “나” 라는 존재를 인식하는 순간, 뭐 그리 이기적일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미시적으로 나를 들여다 보면, 우주와도 같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세계가 내 안에서 다시 펼쳐지는 모습에 모든 창조물은 하나라는 느낌이 자연스레 다가온다.
잠시만 일상에서 벗어나, 거시적 또는 미시적 세상을 음미해보면, 그리 크게 슬퍼하거나 크게 기뻐하거나 노여워 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용서못할 일도 없고 억하심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본질적으론 하나이기 때문일 것이다.
낮은 마음 한의원 원장 김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