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한의학의 원리. 4. 동기상구(同氣相求).
한의학에서는 같은 주파수의 소리는 서로 반응한다는 ‘동성상응’(同聲相應)과 같은 기운을 가진 사람끼리는 서로서로 잘 사귄다는 ‘동기상구’(同氣相求)로 생리 및 병리 현상을 설명하고 치료에 응용한다. 일반적으로 동물의 간을 먹으면 간이 좋아지고, 머리가 좋아지려면 호두 등 뇌 모양과 비슷한 것을 먹으면 좋다는 식이다. 실제로 소나 양의 간에는 비타민A가 풍부하여 시력에 도움이 되고, 사골(四骨; 소의 다리가 4개)은 콜라겐과 칼슘이 풍부하여 골다공증에, 소의 무릎인 도가니나 닭발, 돼지 족발 등은 콜라겐이 풍부하여 무릎과 관절 건강에, 생선의 눈에는 비타민 B1. DHA가 풍부하여 노안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본래 의미의 동기상구는 단순히 영양학적 관점에서 기인한 것만이 아니라, 형이상학적인 기와 형이하학적인 형태로써, 인간과 자연이 서로 같은 기운과 형상끼리 반응한다는 이론이다. 침구학에서 오유혈은 동기상구를 경락에 적용한 대표적인 배혈법인데, 기혈의 운행을 자연계의 유수의 흐름에 비유하여 설명한다. 예를 들면, 손바닥 가운데의 노궁혈로 발바닥의 용천혈을 두드리거나 문지르면 기력 강화는 물론 심장의 화기와 신장의 수기가 교류되어 마음이 평안해지고 숙면에 도움이 된다.
또한 “찬 사람이 찬 것을 먹으면 폐를 상한다(形寒寒饮则伤肺)”거나 “봄에는 간이 상하기 쉽다(乘春则肝气受之)” 등 자연의 기운과 이에 상응하는 체질 또는 장부별로 발병의 원인을 설명하고 치료원칙을 제시한다. 열이 많은 사람에게 홍삼이나 인삼을 쓰는 것과 중풍환자에게 닭날개를 주는 것 등은 동기상구의 원칙에 어긋나 부작용이 일어난다.
낮은 마음 한의원 원장 김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