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내가 치료한다. 12. 병이 나기 전에 치료한다(治未病)
2200여 년 전에 쓰인 동양의학의 최고 경전 “황제내경”에는 미병(未病)이란 말이 나온다. 미병이란, 양방적으론 그 원인과 이유를 알 수 없어 ~~ 증상 또는 ~~ 증 (~~ Syndrome or ~~ Symptom)이라고 명명이 되는데, 주로 원인 모를 피로감, 두통, 어지러움, 귀울림, 등과 목 부위의 통증, 수족냉증, 손발 저림, 복부팽만, 메슥거림, 구토, 소화불량, 변비, 설사, 심장박동 불규칙, 빠른 맥박, 호흡곤란, 잔기침, 목에 이물질감, 불면, 알레르기, 발기부전, 생리불순 등이다. 또는 자각증상이 심하지 않은 임계성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고요산 혈증, 비만, 지방간 등을 포함하기도 한다. 이는 경우에 따라서 반건강상태,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러한 증상이 다른 요인과 겹치면 만성질환으로 이행된다.
여기서 주된 다른 요인이란, 잘못된 식생활, 운동부족 그리고 스트레스로 판단된다.
잘못된 식생활에서 가장 주된 요인은 아침식사를 거르거나, 삼백식품(백미, 백밀가루, 백설탕), 기름에 튀긴 음식이나 방부제, 화학첨가물이 들어간 트랜스 또는 포화 지방산의 과다 섭취에 기인한다. 운동이 부족하면 인슐린 분비를 위한 유전자의 발현이 현저히 저하하며, 중장년층의 경우 근육의 급격한 감소로 대사능력이 저하된다. 마지막으로 만성적 스트레스는 여러 가지 호르몬 및 신진대사에 문제를 일으켜, 발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결정적 요인이 되기도 한다.
앞서 거론한 자연치유력을 강화하는 정기신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발생하여 미병 상태가 질병상태로 전환되는 것이다. 세계 보건기구(WHO)는 세계 인구의 약 80%가 미병의 상태에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나는 분명 불편한 증상을 갖고 있으나, 병원 검사 결과는 정상 또는 원인불명인 무슨 무슨 증상이라고만 진단되기 때문에 자칫 간과하기 쉬워 주의를 요한다.
황제내경에는 “실력 있는 의사는 바로 이 단계를 놓치지 않고 치료하며 병이 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上工治未病,不治已病)”라고 기술되어 있다. 동양의학에서는 각기 다른 각도에서 여러 가지 변증법을 사용하여 미병에 대한 수많은 발생의 원인과 기전을 때로는 자연현상을 빗대어 아주 자세히 설명하고 그 치유법까지 제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이후 하나씩 공유하고자 한다.
낮은 마음 한의원 원장 김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