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한의학의 원리. 2. 천인상응. 天人相應.
천인상응(天人相應)이란 ‘하늘과 사람이 서로 반응한다’로 해석된다. 천(天)은 대 자연 또는 우주의 원리를 의미하며 사람과 자연은 서로 통해 반응하고 변화하고 닮아 있다는 것이다. 자연과 인간을 분리하여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아온 서양의 사상과는 달리 자연과의 교감 또는 합일을 강조하는 것이 동양적 패러다임이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질병의 예방과 치료 시에는 자연환경과 음양, 사계절 기후, 시간 등을 고려하는데, 특히 때와 장소 그리고 개인별 맞춤을 강조한다. (因时、因地、因人制宜).
동양에서는 대 자연의 본원인 기 또는 파동 역시 소우주인 인간 속에도 동일하게 흐르고 적용된다고 본다. 그래서, 해가 뜨면 나가서 일을 하고,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와 쉰다 (日出而作, 日入而息)고 했다. 우리 몸은 아침이면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여 활동을 촉진하고, 밤에는 성장호르몬을 분비하여 세포의 재생을 도모하고,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여 숙면을 취하도록 한다. 이는 모두가 태양의 주기 즉 자연에 섭리에 맞추어 우리 몸이 설계되어있다는 뜻이다. 천인상응인 것이다.
아침은 왕처럼 점심은 왕자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으라는 서양 속담이 있다. 성장호르몬은 평균적으로 밤 10시에서 새벽 2시에 분비되고 포만감 상태에서는 분비가 안된다. 따라서 저녁에 과식하면 성장호르몬이 거의 배출되지 않는다. 성장호르몬은 성장기를 지나서도 소량이지만 분비되어 세포 재생에 관여한다.
수면 호르몬이라 불리는 멜라토닌은 숙면을 취하도록 하는데, 인공적인 빛은 그 분비를 방해한다. 따라서 아침의 햇볕은 즐기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낮을 밤처럼 밝혀주는 현대사회에서는 자칫 밤낮이 바뀌기가 쉽고, 그에 따라 호르몬 대사가 균형을 상실하게 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이런 상태가 일정기간 지속되면 각종 생활습관병이 발생한다. 자연의 섭리를 간파하고 이에 최대한 순응하며 살아가도록 하는 것은 한의학의 중요한 원칙 중의 하나이다.
낮은 마음 한의원 원장 김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