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한의학의 원리. 3. 생체시계와 자오유주.
올해 노벨 의학상은 생체시계의 메커니즘을 밝혀낸 과학자에게 돌아갔다고 한다. 생체시계란 모든 생명체는 빛을 인식하여 그에 맞도록 나름의 시간을 설정하고, 이렇게 설정된 시간을 기본으로 각종 생리적 대사를 이행하여 최적의 생리 상태를 유지한다는 이론이다.
동양에서는 3600년 전 은나라 때부터 천간지지를 사용하여 책력으로 이용했고, 하늘과 땅의 기운과 운행을 설명하고 이를 생활에 적용시켜왔다. 육십갑자란 천간(天干)인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와 지지(地支)인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를 곱한 것이다(10간 * 12지= 60 갑자). 그래서 올해는 정유년이고 내년은 무술년이다.
(여기서 잠깐, 아직은 정설은 아니나, 은나라는 동이족이 세운 나라로 알려져 있고, 한자가 은나라 때 사용된 점을 고려하여 원래 한자는 동이족이 만든 문자라는 설도 있다. 필자도 실제로 중국에서 진료 시 중국 학자층으로부터 질의를 수 차례 받은 기억이 있다.)
2200년 전 황제내경이라는 책에는 천간지지를 인체의 생리와 병리에 적용하여 생체시계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양생법 그리고 치료법까지 제시하고 있는데, 그것이 자오유주(子午流注)이다. 자(子)는 생명의 근원중 음(陰)인 물(水)을, 오(午)는 양(陽)인 불(火)을 뜻하는데, 낮과 밤의 시간을 나타냄은 물론 여름과 겨울, 남과 북 즉,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나타내며, 음과 양 또는 삶과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인체의 장부와 경락이 외부환경인 시간과 계절 그리고 방위별로 리듬을 타며 운행된다는 이론이다. 예를 들어, 아침 7~9시 사이는 위경락이 주로 작동되므로 이때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 좋고, 9~11 사이에는 비장경락이 주로 작동하여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시킨다고 본다. 한의학에서는 자연을 대우주로 보고 인간을 소우주로 보기 때문에, 하루 중 시간대 별로 또는 계절별로 자연의 변화에 따른 양생법을 제시한다. 침과 약을 쓸 때에도 외부로는 시간과 계절을 고려하고, 생리적으로는 장부와 경락의 흐름을 살펴서 치료한다.
낮은 마음 한의원 원장 김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