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한의학의 원리. 6. 취상비류. 取象比类

40. 한의학의 원리. 6. 취상비류. 取象比类

역경(易經)에 이기상수로 하되 상을 기본으로 한다(理氣象数, 以象爲本)라는 개념이 있다. 동양철학에서는 우주만물은 리(理)와 기(氣)의 결합으로 존재한다고 본다. 리는 대자연의 규율과 기본 법칙이고, 기는 그러한 법칙에 따라 이루어지는 작용을 말한다. 그런데 리와 기는 모두 형이상학적인 개념이어서 모습을 드러내는 만물의 형상을 보고 연구한다는 뜻이다.

취상비류(取象比類)란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형상(形象;시간과 공간의 개념적 체계)을 취하여 분류한다는 뜻이 된다. 즉, 자연계와 인간이 서로 연결되어 작용하는 현상을 규명하기 위하여 비슷한 모양과 운동 성질에 따라 분류하고 상호작용을 규명해 내는 것을 말하는데, 동일한 상에 속하는 부류는 성질이 서로 통하여 동식물 또는 광물까지 서로 작용할 뿐 아니라, 인간도 대자연의 그 원칙에 어김없이 적용이 된다고 본다. 예를 들면, 어지러워서 넘어지려고 하는 증상, 손발에 경련이 일어나는 증상 또는 떨리는 증상 등은 모두 흔들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그 형상이 바람과 같으므로 분류하여 풍증이라고 정의하고 바람의 속성을 고려하여 진단하고 치료한다.

 

또한 색과 장부를 연계시키는 경우, “폐에 열이 있으면 흰색을 띠고 털이 상한다. 심장에 열이 있으면 붉은 색을 띠고 경락이 고르지 못하다. 간에 열이 있으면 파란색을 띠고 손톱이 갈라진다. 비장에 열이 있으면 노란색을 띠고 살이 욱신거린다. 신장에 열이 있으면 검은색을 띠고 치아에 문제가 생긴다”라고 분류한다. 한의학은 이런 식으로 취상비류의 사유방식을 확대하여 적지 않은 진단과 치료방법을 제시한다.

한의학의 3대 철학관은 정체관(整体观),변증관(辨证观) 그리고 세 번째가 취상비류를 기본으로 하는 상사관(相似观) 또는 분형관(分形观)이다. 이렇게 형상을 기본으로 자연현상과 만물을 시간과 공간의 개념 아래 분석하고 인간사에 적용하는 방식에서 드디어 음양, 오행, 경락이론, 장상이론 등이 등장하게 된다.

모든 분들의 즐거운 성탄을 기원합니다.

낮은 마음 한의원 원장 김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