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물질을 변화시킨다. 6. 고전유전학과 후생유전학.
내가 먹는 것이 삼대를 간다는 말이 있다. 과연 그러한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자기만의 유전자(DNA)를 지닌다. 유전자는 유전의 기본단위이다. 유전자에는 생물의 세포를 구성하고 유지하는데 필요한 엄청난 양의 정보가 담겨 있으며 생식을 통해 자손에게 유전된다.
과거 우리는 질병은 타고난 유전자에 의해 발생한다는 고전 유전학에 의존했다. 그래서 집안에 특정 질병이 있으면 나도 그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었다. 하지만 근자에 들어, 이는 절대적 조건이 아니며, 유전자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환경과 음식 그리고 마음에 따라 그 유전자를 활성화시키거나 억제함으로써 질병에 걸리게도 또는 걸리지 않게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유전학, 즉 후생 유전학이 대세이다. 예를 들어,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유전자는 당연히 동일하다. 그러나 동일한 당뇨 유전인자를 갖고 있어도50년후 환경과 생활습관의 차이에 따라 당뇨에 걸리기도 걸리지 않기도 한다. 즉, 생활습관, 음식, 스트레스가 질병 유전자의 작동을 결정한다. 동일한 유전자라 할지라도 유전자가 놓여진 환경이나 사용법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맹자의 어머니가 시장근처에 살던 맹자가 장사꾼 놀이를 하는 것을 바라보다가 아니다 싶어 세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迁之教)도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일례가 된다. 고려말 포은 정몽주선생의 팔순 노모가 아들 정몽주에게 이성계의 문병을 가지말라고 권유하며 했다는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역시 환경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동일한 유전자를 활성화시키거나 또는 억제하는 것은 바로 환경과 그 생명체의 생활습관 그리고 스트레스 즉 마음에 따라 얼마든지 통제될 수 있다.
질병이란 영문표기는 “DISEASE”로 한다. 이를 나누어 보면 DIS-EASE이다. 편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는 몸만 편하지 않음만이 아니라 맘도 편하지 않음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Take it easy”가 편하게 생각하라는 뜻이니 말이다. 부모의 좋은 생활습관과 마음 씀씀이는 자손에게 여과없이 그대로 전수된다. 그래서 자식 교육은 말이 아니라 행동과 마음으로 하라 했다. 필자는 만병은 마음에서 시작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또 임상에서 수 없이 보아왔다. 내가 누구 때문에 병에 걸릴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 또는 불효한 생각보다는 내 몸은 내가 만들어가며, 그것을 내 후손에게 물려준다는 것이 더 자립적이고 인간다우며 합리적인 생각이 아닐까한다.
유전인자와 환경 그리고 생각, 즉 물질과 마음
유전학에서도 이제는 물질과 마음이 서로 연관되어있음을 밝혀내고 있는 것이다.
낮은 마음 한의원 원장 김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