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한의학의 원리. 8. 음양. 陰陽 1
황제내경에 치병구본,본어음양(治病求本, 本於陰陽)이란 말이 있다. 병을 치료할 때는 그 병이 생긴 원인을 찾아야 하는데, 그 근본은 음양의 조화에 있다는 뜻이다. 치료란 그 증상을 일으키게 한 원인을 정기신(식습관, 생활습관, 마음 씀씀이)에 입각하여 찾아내서 해결방법을 도모하는 것이지, 증상을 억제하거나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다. 생리통, 감기, 두통, 요통, 각종 관절통 등의 증상에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은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서, 그 증상을 억누르는 일시적인 대증요법에 불과함을 알아야 한다.
통증은 신경을 통하여 뇌에 전달되어 느끼는 것인데, 이 과정을 차단시키거나 약화시키는 약물의 총칭을 진통제(鎮痛劑, Painkiller)라고 한다. 타이레놀의 경우 프로스타글란딘 신티아제(Prostaglandin synthase)이라는 효소를 억제하여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통증을 덜 느끼게 한다. 따라서 진통제는 통증의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제가 아니다. 오히려 장기간 사용 시에 인체에 문제를 알리는 경보체계를 무시하게 되어 더 큰 손상을 초래하며, 통증이 작용하는 시간이 지나면 역치 값이 낮아져 더욱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한 상습복용자의 경우에 위장 출혈, 신부전, 간 기능 손상, 심근경색, 고혈압 등 수많은 부작용이 따른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당장 편리하다고 해서 원인을 무시하고 단순히 통증을 억제하는 진통제나 안정제와 같은 약물을 복용한다면 처음에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나, 그 횟수가 늘어날수록 그에 따른 부작용은 더욱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치열한 전투에서 후송 중인 병사는 약 25%가 진통제를 요구하는데 반해, 일반 병원의 수술 환자는 80%가 넘는다는 보고가 있다. 전투에서 후송되는 병사는 당분간 전투에 투입되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고통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항상 얘기한다. 죽을 만큼 아프지 않다면 진통제 대신에 깊은 호흡 또는 따뜻한 물이나 적은 양의 식사 후에 수면으로 대신하자고…, 극단적인 경우가 아닌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렇게만 해주면 내 몸이 알아서 치료를 시작한다.
한의학에서 음양이란 인체를 우주로 보고, 인체가 건강하게 유지 가능한 가장 기본적인 질서와 규칙을 말한다. 예부터 음양만 제대로 알면 행의(行醫, 환자를 돌보는 일)를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음양을 제대로 이해하고 조절하는 것이 모든 질병의 원인을 치료하는 가장 기본된 것이며 최선이라고 보는 것이다.
낮은 마음 한의원 원장 김진만